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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7 호치민, 활기찬 도시로 발걸음을 옮기다
  2. 2008.06.16 아시아 > 베트남 > 하롱베이
호치민, 활기찬 도시로 발걸음을 옮기다
 
호치민 시에의 첫인상은 펄떡이는 물고기를 손에 막 쥐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수많은 오토바이의 헤드라이트 덕분에 온 도시는 활주로처럼 보였다. 백만 대의 오토바이와 천만 인구. 호치민 시의 활기는 필연적인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교차로의 오토바이 행렬은 신호 바뀌기가 무섭게 밀려들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와 남부 특유의 여유로움을 가진 사람들. 호치민에서 사람들은 빠르고 깊은 눈인사를 주고 받는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다
북부의 하노이와 남부의 호치민 시는 전혀 다른 나라처럼 보인다. PK, TK하며 지역감정을 운운하는 이들이 한국사람들만은 아니었나 보다. 섞이기 쉽지 않은 두 대륙이 하나가 된 것마냥 뚜렷한 지역색이 베트남을 종단하는 일정 내내 엿보였다. 호치민 시는 남부 베트남의 수도였던 곳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했던 남부 베트남은 북부의 공산주의 정권에 흡수되었고, 정치적 수도는 하노이가 되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가장 뜨겁게 약동하는 곳은 지난 수십년 간 호치민 시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경제적으로, 호치민 시민은 연소득으로 따져 봤을 때 다른 도시민의 3배 이상을 벌어들인다. 호치민에서 벌어 베트남을 먹여 살린다는 약간의 우월감이 남부 베트남 사람에겐 있다고 했다. 통일 후 호치민 시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남부 토박이들은 이 활기찬 도시에서 ‘사이공’이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 사이공은 호치민 시의 한 구역을 일컫는 말이나, 여전히 사이공이라는 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치민시가 되기 전 사이공은 1859년 프랑스령 코친 차이나의 수도였다. 독립 후 북베트남에 정복되기 전인 1975년까지 베트남공화국의 수도였다. 중국 상인들은 정치적 세력과 관계없이 오래도록 호치민에 둥지를 트고 살았다. 사연이 많은 도시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기 마련이다. 잠시 머물다 간 세력이라도 그 흔적이 도시에 깃들고 그 위에 새로운 양식이 덧입혀지고 해서 국제적인 도시는 여러 문화를 보듬는 것이다. 헌데 호치민 시에는 이 다양한 문화가 섞이지 않은 채 명확하게 구획 지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인력거꾼
프랑스의 작은 마을, 동커이
먼저 동 커이(Dong Khoi) 지역만 떼어놓고 보면, 이곳은 영락없는 프랑스의 소도시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는 영어와 베트남어로 주말 미사가 한창이었다. 두 개의 첨탑이 고전적인 고딕건축을 표방하고 있었다. 일요일이면 미사를 보러 온 사람들과 웨딩 촬영을 하는 신랑 신부로 북적댄다. 여기서 촬영한 사진은 마치 외국에서 찍어 온 것처럼 보여 인기가 좋다고 했다. 성당 바로 옆은 중앙우체국인데, 내부의 절제된 아치형 건축이 큰 볼거리이다. 미술작품을 전시해야 어울릴 고풍스런 외관과 내부 장식이 눈길을 끈다. 옛 기차역을 미술품 전시에 이용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건축물 안에서 잠시 17세기 유럽으로 빠져들다가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 눈 앞에 들이닥치는 오토바이 행렬에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노트르담과 우체국에서 시작해 메린 광장으로 이어지는 지구를 동 커이라고 부르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이루고 살았던 지구다. 전쟁, 정권쟁탈 과정의 격렬한 시간을 겪으면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자국으로 돌아갔다. 현재 동 커이는 이국적인 맛을 즐기려는 베트남 부호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주지로 탈바꿈했다. 노트르담 성당 뒤로 보이는 거대한 다이아몬드 플라자(Diamond Plaza)는 베트남 최고급 서비스형 아파트에 속하는 건물이다. 이곳의 임대료는 400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플라자가 동 커이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이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물로 등극한 셈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동 커이 거리는 점보 택시와 고급 새단이 점령하고 있어 여느 베트남의 도로와 사뭇 다르다. 관광객들의 포토 스팟이 된 인민위원회 청사나 고풍스러운 해외 영사관들, 우아한 오페라가 울려 퍼지는 호치민 시 대극장은 베트남 속 프랑스를 꾸며냈다.
노트르담 사원
문화의 향기가 짙게 배인곳, 촐론
동 커이의 산뜻함에서 짙은 사람냄새가 나는 차이나타운으로 장소를 옮겨 보자.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쩌 런(Cho Lon)에 닿으면 마치 다른 도시, 다른 나라로 이동한 듯 종전과 완연히 다른 왁자지껄함이 단숨에 밀려든다. 맨 먼저 찾은 곳은 차이나타운의 도매시장이다. 동남아시아 경제권을 꽉 잡고 있는 화교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시장이다. 빈 떠이 시장(Cho Binh Tay)은 중앙의 커다란 시계탑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거대한 도매상가다. 관광객이 가서 딱히 구입할만한 물건은 없지만 질펀한 시장의 참 맛을 볼 수 있다. 내부는 한낮임에도 어두컴컴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좁은 통로만 남겨두고, 빈 박스에 노끈이 천지로 널려 있는 빈 떠이 시장에서 정돈된 뭔가를 기대하진 말자. 한쪽 턱을 괴고 쉴새 없이 광동어로 무언가를 말하는 상인들 목소리가 실내 시장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형형색색의 옷감을 길다랗게 늘어뜨려 둔 천가게가 한 라인을 차지하고, 그 모퉁이를 돌면 중국식 말린 과실류를 파는 식료품 도매상가에서 달콤한 향을 풍긴다. 커다란 계피나무나 말린 버섯, 각종 향신료와 한약제류도 중국식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품목이다. 빈 떠이 시장 앞은 물건을 떼러 온 소매상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차이나타운에는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상가 거리와 그 사이사이의 사원, 회교회관이 어우러져 있다. 호치민 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알려진 작 럼 사(Chua Giac Lam)에 들어서자 신도들이 막 불을 피운 향내가 코끝을 자극했다. 10여 분간 사원 내부를 돌아보는데, 30여명은 족히 넘을 향이 새로 피워졌다. 회오리 모양으로 감긴 향을 천정에 내걸면 고깔 형태로 늘어뜨려저 1주일을 탄다고 했다. 새로 피운 향과 오랜 향의 질감이 섞여 사원 내부는 여러 공기층이 형성된 듯 신비로운 분위기다. 베트남에 자리를 잡은 중국인들은 대대수가 광동지방 출신인터라 남부 중국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한 사원 건축이 이곳에 재현되어 있다. 4차선 도로를 바로 마주한 이 세속적인 사당에서 시장으로 향하던 화교는 잠시 복을 빌고 치열한 현장으로 다시 뛰어 든다.
촐론의 화교사원
리얼 베트남의 경험, 사이공
호치민 시의 이국적인 매력과 어깨를 견주는 호치민 속 ‘사이공’, ‘리얼 베트남’은 여행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호치민 시의 1군(사이공이라 구분되는 지역)에 모여있는 각종 박물관과 기념과, 그리고 통일궁은 베트남의 역사가 고스란히 서린 공간이다. 하나같이 ‘인상적이다’라고 입을 모으는 전쟁 박물관(Bao Tang Chung Tich Chien Tranh)은 반드시 가 보아야 할 장소. 이곳은 다큐멘터리 사진 위주의 전시로 전쟁의 참상을 전한다. 베트남 전쟁을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한 백여 명의 종군기자들이 남긴 사진만으로 베트남 전쟁이 피부에 와 닿는 듯 생생하다. 또한 전쟁시 독방으로 쓰였던 타이거 케이지(Tiger Cage)를 재현해 참혹했던 당시를 떠올릴 수 있게 했다. 마지막 전시실 한 가운데에 “May Peace Prevail On Earth”라는 문구가 쓰인 피스 칼럼(Peace Column)이 굳건히 서 있다. 하나같이 숙연해진 표정으로 박물관을 나서는 방문객만 보아도 이 작은 공간의 영향력을 알만하다. 전쟁 박물관과 한 블록 떨어져 위치한 통일궁(Hoi Truong Thong Nhat)은 한때 남부 베트남 정부의 수뇌 역할을 했던 건물이다. 베트콩의 깃발이 걸린 이후로 패망한 정권의 잔재로 남아 내부는 쓸쓸함이 감돈다. 대통령의 집무실, 연회실 등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 호치민 시에서 최고의 볼거리로 손꼽히는 곳이다. 내부 관람 후 호치민 시의 오토바이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다면 통일궁이 확보하고 있는 넓은 정원을 추천한다. 이외에도 역사 박물관(Bao Tang Luch Su), 미술관(Bao Tang My Thuat)이 지척에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 좋다.
통일궁

호이안 편안한 여유로움이 머무는 풍경
 
호이안에는 소위 ‘장기체류자’가 많다. 게으른 배낭족은 베트남의 정 중앙인 호이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등을 기대고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동네를 베트남에서 꼽자면 그 1순위는 호이안이다. 보행자 중심의 도로와 곳곳에 여행자에게 손짓하는 노천카페가 있어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여기서라면 지루하지 않을 듯 보였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호이안 옛거리를 흘러다니는 유러피언은 거리 풍경과 매우 잘 어울렸다. 그네들의 동네에 있는 것인 양 보였다. 언뜻 보면, 호이안은 동양적인 맛이 깃든 유럽 소도시같다.
매력적인 고도시 호이안
냉정하게 말해, 호이안은 과거의 영화를 잃고 쇠퇴한 도시다. 바닷길이 번영하던 시기 호이안에는 파란눈의 상인과 흑발의 중국상인이 말을 섞었다. 활발한 교역의 증거는 호이안 구시가의 도자기박물관, 바다실크로드박물관에서 엿볼 수 있다. 일본과의 주요 교역물이었던 도자기가 호이안에는 넘쳐났다. 최고급 실크 옷감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각종 차와 사치품을 싣고 들어온 배는 호이안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바다 교역이 점차 쇠퇴하고, 호이안을 바다와 연결하는 투 본 강(Thu Bon)강에 침니가 쌓여 더 이상 항해가 불가능해지면서, 호이안은 30km 거리의 도시 다낭(Danang)에 상업중심지의 역할을 내주었다. 그러나 전쟁 통에도 온전히 살아남은 호이안의 옛거리는 과거의 영화를 머릿속으로나마 그려보고자 하는 관광객들로 활기를 되찾아간다.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지만, 호이안이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도시로 유명세를 떨친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호이안이 관광객에게 베푸는 평온함은, 호텔을 나서면 정신 없는 오토바이 행렬과 어김없이 마주치는 베트남의 타 도시들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호이안 옛거리
편안함을 베푸는 옛거리를 걷다
호이안 옛거리는 기와지붕에 이끼가 그득한 중국식 집과 아치형 현관, 테라스로 대변되는 서양식 건물이 교차해가며 메워져 있다. 건물은 하나같이 노란 톤이다. 낡음의 정도에 따라 노란색의 명도와 채도가 달라진다. 세월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신비로운 색의 조화에 누구라도 반할만하다. 매력적인 옛거리의 60% 가량은 맞춤복, 맞춤신발 전문점인 듯 보였다. 눈길을 한 번이라도 줄라 치면, 줄자를 들고 뛰어나와 “Your Size”를 만들어 주겠단다. 호이안의 재단사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다. 온 도시에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 호이안이라는 게 과장된 설명은 아니었다. 호이안에서 요즘 가장 인기있다는 양장점 “YALI”를 찾아가 봤다. “made to measure”를 내건 수많은 가게 중 가봉을 위해 긴 줄을 서야하는 유일한 집이었다. 깔끔한 블랙 칵테일 드레스는 US$60 정도. 코듀로이 자켓류는 US$ 70~80 선이었고, 최고급 실크 정장도 US$ 200을 넘지 않았다. 해외 패션 매거진이 테이블마다 더미로 쌓여 있고, 파란 눈의 고객들은 돌체&가바나의 최신 디자인을 가리키며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디자인과 옷감을 고르고, 넉넉하게 1박2일이면 내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베트남의 제봉 기술은 아시아에서도 알아주는 것이거니와, 베트남 정부에서 관광 수입 창출을 위해 정책적으로 확대해 온 면도 있다고 한다. 의류뿐 아니라 가죽 신발류도 취향에 따라 만들어 신을 수 있다. 멋스러운 부츠를 맞추려는 한 관광객은 수십 개는 더 되는 가죽 원단을 이리 재고 저리 재며 호이안에서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쇼핑을 즐겼다. 1년 내내 외국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기에 옛거리는 테일러숍을 비롯해 대부분이 기념품점으로 점철되어 있다. 과거 바닷길의 목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관광객들이 혹할만한 칠기(漆器) 공예품과 색색의 등갓, 논(Non, 베트남 전통 모자)을 이용해 만든 관광용 상품, 중국에서 건너온 듯한 찻잔 세트가 주를 이루었다. 어느 가게에 가나 딱히 특색 없이 대량생산된 기념품이 빼곡히 차 있을 것임을 알면서도, 옛거리를 걷다 보면 도통 진도는 나가지 않고 가게만 기웃거리게 되는 건 관광객의 관성인 듯 싶다.
호이안의 노점
다채로운 역사의 산증인
수많은 숍들 사이로 호이안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귀중한 건축물들이 촘촘히 자리해 있다. 다채로웠던 역사를 대변하듯 그 종류도 제각각이다. 옛거리의 주요 사적의 돌아보는 입장권은 75,000동(VND, 100VND=약 5원)인데, 박물관, 화교회관, 고택, 무형문화제 관람, 기타 로 분류된 사적 중 한 곳씩 방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고택에 들어가고 싶다면, 입장권을 두 번 사야 하는 격이다. 조금은 복잡한 시스템이나 유적지를 고루 보기에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박물관으로 추천할만한 곳은 도자기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도자기도 진귀하거니와 박물관 건물이 매우 아름답다. 새카만 목조건물인 도자기박물관은 단순하면서 강한 기운을 풍긴다. 내실을 지나면 안마당이 나오고 같은 크기의 건물이 연이어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호이안 거리는 다른 시각으로 다가온다. 도자기박물관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푸젠 화교회관, 하이난 화교회관, 광동 화교회관이 보이고, 역시 중국의 영향을 엿볼 수 있는 관음사, 관운장 사당이 눈에 들어온다. 옛길 걷기에 지루해질 쯤이면 활기찬 중앙 시장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호이안 구시가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중앙 시장은 이른 아침일수록 매력이 배가되는 곳이다. 중앙시장은 각종 잡화, 기념품을 파는 곳이자, 이 지역 최대의 수산시장이다. 바다와 강에서 잡아 올린 물고기는 매일매일 이 중앙시장을 짠 내로 가득 채운다. 목청 좋은 상인들은 십 수 년 간 그래왔던 듯 왁자지껄하게 아침을 알려왔다. 논(Non)의 행렬이 시장 입구서부터 물가까지 이어지고 거칠게 흥정하는 목소리가 오가다가, 정오가 되기 전에 상황은 종료. 이곳만의 활기찬 아침 푸닥거리를 보고 싶거든 반드시 중앙 시장으로 가야 한다. 해가 뜨건 해가 지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사적은 우선 제쳐 두고, 이른 부지런한 여행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을 누려 보자. 해가 중천에 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상인들은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었다. 게으른 관광객은 그제서야 어슬렁어슬렁 걸어나가 내일을 기약할 따름이다. 여행까지 가서 왠 부지런이냐 싶겠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이곳은 활기찬 아침의 나라 베트남, 그 중에서도 호이안이니까.
의류시장의 노인

훼,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마주하다
 
기품이 있는 고도시 훼에는 향강(Song Huong)이 흐른다. 강을 경계로 남과 북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주요 유적군이 모여있는 강의 북쪽은 1940년대까지 훼를 통치한 응우엔 왕조의 흔적으로 시간이 멈춘 듯 하다. 강을 건너오면 역동적인 베트남의 상업도시가 펼쳐진다. 강을 오가는 훼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줄타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할지도. 중부 베트남에서 꽤 큰 도시에 속하는 훼에서 처음 든 느낌은 ‘고요하다’는 것. 가장 큰 시장인 동바 시장(Cho Dong Ba) 주변을 제외하고는 조용했다. 이 정도 크기의 도시면 오토바이 행렬로 도로가 어지러울 법 한데, 이 동네 사람들은 모두들 조용조용한 성품을 가졌는지 유독 차분한 도시였다.
왕조의 역사가 머물다
여행자들은 훼에 보존된 옛 유적은 보려고 온다. 그런데 와서는, 이곳 사람들과 도시 분위기에 반해 계획보다 더 오래 머물곤 한다. 하노이에서 아래로 내려온 여행자는, 날카로운 북쪽 사람들을 보다가 훼 사람을 만나니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고 했다. 호치민에서 올라온 여행자는 상업성에 물들지 않은 이곳 사람들이 오래도록 변치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화려한 황궁과 황제릉을 감싸고 있는 도시 훼의 분위기는 오랜 사적이 내뿜는 고즈넉함을 그대로 닮았다. 유네스코는 훼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해 복원, 보존작업을 돕고 있다. 왕조의 역사가 최근까지 이어진 도시인 터라 수십 미터 간격으로 유적지가 산재해있다. 주요 볼거리는 55,000동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베트남에서 55,000동이면 유적지 입장료 치고 최고 수준. 게다가 각 관광지마다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금액이라 훼 관광할 때 입장료 부담이 적지 않다. 이 수익으로 복원작업을 진행 중이라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이 비싼 편이다.
티엔무사 사원
찬란한 역사를 대변하는 거대한 유적
향강 북쪽 정 중앙은 황궁(Dai Noi)이다. 1945년 호치민의 임시 혁명 정부에 자리를 내줄 때까지 응우엔 왕조는 황궁을 사용했다. 1945년이면, 지금으로부터 불과 60여 년 전이다. 지름이 10Km에 달하는 훼 성과 그 안의 황궁으로 응우엔 왕조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황궁 안은 대부분 19세기에 세워진 중국식 궁전건축물로 채워져 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자금성(Tu Com Thanh)은 당시 왕의 사적인 공간으로 중국의 그것과 기능, 외관에서 매우 유사한 형태였는데 전쟁을 피하진 못했다. 자금성은 유실되었지만, 왕비들의 거처로 사용된 디엔 터(Dien Tho), 황실 도서관이 있었던 땅 떠우 호수(Ho Tang Tau), 최근 복원된 황제들의 사당인 또 미에우 사당(Den Tho Mieu) 등을 돌아보면 2시간이 족히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유적이다. 훼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응위엔 황제의 무덤군을 돌아볼 수 있다. 시내에서 15km 이내에 10여 개의 왕릉이 있다. 반 나절 정도 서로 다른 양식을 보이는 왕릉 몇 개를 골라서 보는 게 좋다. 추천할만한 왕릉은 뜨 득 황제릉(Lang Tu Duc), 카이 딘 황제릉(Lang Khai Dinh), 민 망 황제릉(Lang Minh Mang). 뜨 득 황제릉은 통치 당시 가장 사치스러웠던 뜨 득 황제를 그대로 반영하듯 매우 화려하다. 황제릉을 중심으로 황후묘와 각종 사당, 여러 개의 사치스러운 저택이 있고 이 모든 20여 채의 건물을 감싸고 도는 호수가 있으니 그 규모는 짐작할 만하다.
유적지
최신식 황제의 보금자리
왕릉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카이 딘 황제릉(Lang Khai Dinh)은 19세기에 만들어진 여타의 무덤건축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본적인 골격부터가 차이가 난다. 가로로 길게 배치되어 주위 정원까지도 건축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19세기 무덤과 달리, 카이 딘 황제릉은 3층에 걸쳐 밀도 있게 건축되었다. 동양적인 왕릉 건축과 거리가 먼 형식이다. 카이 딘 황제릉은 여러 세력이 혼재하던 당대를 반영한다. 1920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곳은 프랑스 세력이 깊게 침투했던 당시를 반영하듯 유럽적인 요소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왕릉 좌우로 서있는 석상의 얼굴에는 유럽인의 생김생김이 섞여 있어 흥미롭다. 1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졌고,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왕릉이다. 맨 위의 본 건물은 계성전(Cung Thien Dinh)은 내부 장식이 독특하다. 유리 파편을 이용한 벽무늬는 베트남에선 찾아보기 힘든 양식이다. 화려한 색감이 어두운 내부에서 오묘하게 빛이 난다. 훼 시내를 돌아본 후 왕릉을 보기 위해서는 교외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따로 차량을 수배해서 이용하지 않는다면, 향강을 따라 보트로 이동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면서 편리한 방법이다. 가격은 US$5~7 정도로, 입장료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황제릉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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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캄보디아 5일
캄보디아 하면 시엠립이 떠오르고, 시엠립 하면 앙코르와트가 떠오르는 전형적인 연상작용이 말해 주듯 캄보디아는 태국 방콕만큼이나 보편적인 여행지가 됐다.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앙코르 유적의 미스터리가 한 해 수십 만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앙코르 유적에 조금 더 욕심을 낸 상품이 등장해 더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게 됐다. 베트남 북부와 캄보디아를 돌아보는 5일 일정은 앙코르와트에 덤으로 바다의 구이린(桂林) ‘하롱베이’까지 선사한다.
  Day 1~2. 하롱베이를 유람하는 크루즈  
 


하롱베이를 유람하는 크루즈

베트남보다 하롱베이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할 정도로, 하롱베이는 베트남 전체를 압도할 정도의 경승지다. 그 아름다운 경관으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석회암이 오랜 동안 비바람에 침식되어 생긴 3000여 개의 기암괴석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하롱베이를 다녀가지 않은 사람은 바다의 구이린(桂林)이라는 별명 때문에 ‘구이린의 바다 버전’ 정도로 치부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하롱베이 크루즈를 하고 있자면 기괴한 풍광 사이를 미끌어지듯 유람하는 순간순간이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에메랄드 그린의 바다 위로 날카롭게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는 작은 섬들, 환상적인 동굴이 있는 섬들이 기후나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과 빛깔을 미묘하게 바꾸는 광경 등이 절경을 이룬다.

 
  Day 3. 굿모닝! 베트남 하노이  
 


하노이

하롱베이에서 차로 1시간 반 가량 달리면 베트남의 현재를 볼 수 있는 하노이에 도착한다. 하노이는 북부 베트남 최대의 도시이자 정치 중심지이다. 전쟁 후 베트남 경제는 남부 호치민시티로 몰리게 됐지만, 하노이는 여전히 과거의 명성을 이어 오고 있다. 하노이의 역사적 순간이 서린 건축물이며, 광장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제3세계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시클로가 가로수길을 신나게 내달리고,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오토바이의 행렬이 쉽게 눈에 띤다. 딸랑 딸랑 시클로 방울 소리와 시클로 호객꾼들의 호탕한 목소리, 오토바이 엔진소리까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바딘광장, 한기둥사원, 호치민 관사 및 집무실 등을 돌아보는 시내관광을 마친 후 시엠립으로 이동한다.

 
  Day 4. 드디어 앙코르 유적  
 


앙코르 유적

다르고 닳도록 매체에서 다루고, 이곳 저곳에서 입소문이 돌았던 터라 어떤 새로운 얘기를꺼낼 수 있을지 난감한 곳. 앙코르 유적은 안 다녀온 사람마저 기본적인 역사, 규모, 형태를 줄줄 꿸 정도로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의 눈이 앙코르와트의 돌덩이 하나 훼손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그만큼 보석 같은 유적이기 때문이다. 당일 혹은 1박2일 일정으로 앙코르 유적을 돌아보려면, 주요 유적군을 정해서 대표적인 건축물을 골고루 보는 것이 좋다. 볼수록 미스터리한 미소의 사면상이 있는 바이욘사원, 백만불짜리 일몰을 선사하는 타프롬, 그리고 앙코르 유적의 하이라이트인 앙코르와트. 신비롭게 솟은 다섯개의 봉우리는 저 멀리서부터 관람객을 설레게 한다. 외관도 놀랍거니와, 내부로 들어가면 소름 끼칠 정도로 정교한 부조가 관광객의 입을 쩍 벌려놓는다. 엄청난 위용과 섬세함, 그리고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많은 신비함이 방문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Day 5. 이색적인 수상마을  
 


이색적인 수상마을

톤레삽 호수의 수상마을은 시엠립의 이색적인 광경으로 꼽힌다. 건기인 10월에서 3월까지는 상류에서 호수의 물이 프놈펜 쪽으로 흘러 메콩강과 만나 메콩강 삼각주로 흐르지만, 우기인 4월에서 9월까지는 메콩강 물이 역류하여 이 호수로 흘러든다. 때문에 건기인 요즘 캄보디아를 방문하면 여전히 호수 위의 생활을 고집하고 있는 수상족의 생활을 볼 수 있다. 톤레삽 호수를 돌아보고 난 후 베트남 하노이를 경유해 인천에 도착한다.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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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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