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영혼이 뒤바뀌는 영화 ‘비밀’에서 버스가 거대한 눈의 장벽 사이로 난 길을 가는 장면이 있었다. 그 기이한 광경에 영화는 그만 길을 잃고 단지 ‘어디일까’ 하는 의문만 남았었다. ‘설벽의 골짜기’. 풍경만큼 이름도 생소한 다테야마 알펜루트, 일명 Japan Alps라 불리는 곳에서 그 기이한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니 북해도쯤 생각하겠지만 동경의 동북부, 본토 섬(本州)에 있다. 다만,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나가노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으로 그 눈을 짐작해 본다.
  1. Japan Alps가 보여준 눈의 계곡
  2. 해발 3,000m가 넘는 다테야마(立山)를 비롯해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고봉 준령이 이어지는 Japan Alps, 일본 산악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Japan Alps는 이름에서부터 엄청난 양의 눈과 높은 봉우리, 더불어 깊은 골짜기, 험준하게 이어지는 산맥을 상상해야 한다. 스키어들이 열광하는 겨울이면 오히려 너무 많은 양의 눈으로 인해 출입이 힘들고, 꼼짝없이 4월까지 기다려야 겨우 길이 뚫리는 곳이다. 그 설벽(雪壁)의 길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설벽을 보기 위한 여정은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이용한다. 가장 일반적인 출발지는 도야마. 도야마에서 다테야마까지 이동해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시간이 넘는 알펜 루트 여정 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기차와 구불구불 올라가는 고원 버스, 케이블 카, 로프웨이, 트롤리 버스 등 다양한 탈 거리다. 하루는 꼬박 투자해야 Japan Alps의 진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알펜루드 지도 넣기(첨부- 산 모양의 그림과 구간별 이용 교통 수단은 안 넣어도 됨)
    구경하는데 5~6시간이 걸리는 알펜루트에서 설벽은 텐구타이라와 무로도우 사이에서 볼 수 있다. 굽이굽이 산을 기어 오르던 버스가 멈추어 서면 양 옆의 설벽이 눈 부시게 반짝인다. 모두들 버스에서 내려 걸으며 진기한 광경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사진은 기본, 진짜 눈인지 만져보고, 뒤로 넘어질 만큼 고개를 젖히고 그 높이를 가늠해 본다. 내려선 사람들로 인해 오히려 버스는 한 쪽 구석에 할 일을 잃은 듯 얌전히 있고, 설벽 사이의 길은 인도가 되어 버린다. 눈이 많이 내린 해에는 설벽의 높이는 20m까지 된다고 하니 믿거나 말거나, 평균 5~6m는 기본이다. 보통 4월 말에 만들어지는 이 눈의 계곡은 햇살에 높이는 낮아져도 6월 초까지는 볼 수 있다.
  1. ▲ 미쿠리가 호수
  1. ▲ 설벽관광
  1. ▲ 설벽을 구경하는 관광객
  1. ▲ 구로베 댐
  1. ▲ 소묘폭포
  1. ▲ 다테야마 로프웨이
  1. ▲ 야생화가 핀 풍경
  1. ▲ 다테야마 하이킹
  1. 다이나믹 한 즐거움, 다테야먀 알펜루트(Tateyama Alpine Route)
  2. 알펜 루트에는 마치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다이나믹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다테야마 역을 출발해 케이블 카와 고원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풍광은 알프스의 그것이다. 후지산과 함께 일본인들 가슴 속에 성스러운 산으로 자리잡은 다테야마(立山)산과 주변의 산맥이 만드는 험준한 V자 계곡으로 떨어지는 쇼묘폭포는 멀리서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힘을 느끼게 한다. 설벽을 지나면 무로도우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는 간단하게 나마 하이킹을 하며 Japan Alps를 실감할 수 있다. 햇살은 반짝이고 간간히 보이는 눈과 앙증맞게 피어있는 작은 꽃을 보면 누구라도 걷고 싶을 것이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호수 무로도다이라 까지 갈 수 있는고, 옆에 지옥 계곡이 있어 유황의 냄새가 난다. 역시 일본은 어딜 가나 화산과 온천의 땅이다.
    안타깝지만 다테야마 산의 정상 정복은 다음으로 미루고 트롤리 버스를 타고 터널을 통과해 다음 지역인 다이칸 포로 간다. 이어지는 탈 거리는 로프웨이, 튼튼한 줄에 매달려 가면서 발 밑에 펼쳐진 고봉 준령을 구경하는 것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스릴 만점의 시간, 여름엔 짙푸른 초록을, 가을이면 어디보다 먼저 오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펼쳐 진다. 다시 지하 터널을 지나면 일본 최대 규모의 구로베 댐을 만난다. 깊은 계곡이 만들어 내는 낙차로 인해 댐을 만들기엔 가장 좋은 곳이지만 인간과 기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험준한 자연이 건설의 관건이었다. 하지만 현수교, 섬 사이를 지나는 터널, 산악 열차 등을 건설한 이들은 이곳에 어마어마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구로베 댐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험한 산맥과 계곡을 그대로 보여주는 협곡 여행은 40개가 넘는 터널, 20개가 넘는 철교를 지나면서 그 긴박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1. 무사시대로 돌아가는 가나자와(金沢) 여행
  2. 알펜루트 여행은 이시가와(石川)현의 가나자와시와 연결하면 더욱 풍요로워진다. 도야마에서 대략 50여분이 걸리는데, 교토가 경주와 맞닿는다면 가나자와는 공주나 부여와 비슷한 곳이라고 하면 단박에 통하겠다. 과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었던 마에다(前田)의 영지였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정권이 바뀐 후에 미친 흉내로 정원, 고택, 거리들을 고스란히 남기고 주민들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다.
    가장 볼만한 곳은 ‘겐로쿠엔’이라는 정원. 겐로쿠엔은 일본 스타일이 무조건 작기만 하다는 편견을 깨트리기에 충분할 만큼 크고 깊다. 역사를 담은 고목들과 정원의 이끼, 연못과 수로 주변으로 봄이면 벚꽃이 피고, 초 여름이면 우아한 붓꽃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겐로쿠엔을 아름답게 한다. 겨울엔 수령 많은 나무들을 폭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산 살처럼 쳐 놓은 줄이 오히려 독특하고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다. 무사 시대의 거리인 히가시차야를 걸어보는 것도 가나자와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다. 격자창의 건물들이 이어지고 기모노를 입고 하얗게 분칠을 한 여인과 닌자라도 나올 듯한 거리에선 금방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절들이 많이 몰려 있는 데라마치도 흑백 필름의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