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산은 온천과 그 온천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 ‘료칸’을 선물했기에 재앙이 아닌, 자연이 인간 땅에 내린 축복이다. 천혜의 온천에 일본 전통의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는 색다른 경험이 더해져 료칸에서의 휴식은 특별하기만 하다.

휴식과 전통의 체험, 료칸
 
전통 있는 온천을 끼고 세워진 료칸은 대부분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료칸이 특별한 여행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단순한 ‘숙박’의 개념을 뛰어넘어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는 데 있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건물은 물론이고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재도구들 또한 역사적 가치가 높아 오래된 료칸은 아예 중요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기도 한다. 료칸은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온천에서 몸과 마음을 노곤하게 달래는 휴식의 공간이자 일본의 전통문화 체험까지 가능한 색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료칸에 들어서는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은 ‘나카이 상’이라 불리는 료칸의 종업원. 나카이 상은 손님의 마중에서 시중까지 료칸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는데, 손님이 갈아입을 유카타를 사이즈에 맞게 준비하는 일 또한 나카이 상이 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료칸에서 유카타는 보통 남녀별로만 나뉘지만, 료칸에 따라서는 다양한 무늬의 유카타를 마련해두고 하오리, 허리띠 등의 액세서리까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도록 배려하는 곳도 있다. 겨울에는 솜으로 지은 두툼한 단젠을 입거나 일본식 버선 ‘다비’를 신기도 한다.료칸에서의 하룻밤은 숙박 당일의 호화로운 저녁 식사와 다음날의 담백한 아침 식사로 구성되는 1박 2식이 기본이다. 방 안에 앉은 채로 나카이 상이 코스별로 수발하는 일본식 정찬 ‘카이세키’를 맛보는 즐거움은 온천과 더불어 료칸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꼽힌다. 나카이 상은 지역에서 나는 제철재료로 맛을 낸 요리가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음식에 따르는 친절한 설명을 잊지 않는다. 식사는 료칸의 서비스를 가늠케 하는 대표적인 예다.
료칸을 즐기는 樂 - 요리
료칸이 주는 즐거움 중에서 먹는 즐거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국가가 인정하는 조리사 면허를 갖고 연륜을 쌓은 요리사가 여느 고급 일식집 못지않게 정통 일본요리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생선회, 샤브샤브, 튀김 등이 식탁 위에 한 폭의 풍경화를 수놓듯 호화로운 카이세키 요리가 료칸 요리의 대표 격. 입맛을 돋우는 생선회와 재료마다 다른 모양과 색깔의 접시에 담긴 야채무침은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될 정도다. 객실에서 식사를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연회장에서 전통춤 등의 공연을 곁들여 서빙하는 료칸도 있다.
료칸의 음식

노천탕 즐기기
 
저녁을 즐기고 난 뒤 호젓하게 즐기는 온천은 료칸 여행이 갖는 백미 중의 백미다. 예부터 일본에서는 따끈한 온천에 몸을 담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탕치(湯治)’ 여행을 최고의 휴양으로 여겼다고. 료칸들이 최고의 입욕시설을 꾸리는 데 집중하는 까닭도 그런 연유에서다. ‘후로반’이라 불리는 수질관리담당자를 두고 수시로 수질과 수량을 체크하는 정성을 들이는 료칸도 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료칸이 실내 온천과 노천 온천을 동시에 갖추고 밤새도록 온천탕을 열어두는 터라 밤늦게라도 여유로운 온천욕이 가능하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노천탕에 앉아 하늘의 별과 물 위를 스치는 바람을 느끼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정도. 아침 안개와 더불어 즐기는 노천탕 또한 료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호사가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객실마다 노천탕이 딸려 있는 료칸도 생겨나 잔잔한 사색에 빠져 혼자만의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료칸의 객실은 대부분 전형적인 다다미방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짚으로 짠 일본 전통 장판 ‘다다미’ 위에 작고 낮은 다탁이 놓인 것이 료칸 인테리어의 전부지만, 벽에 걸린 족자 하나, 둘만으로도 타국에서의 운치는 충분할 터. 밤이 되면 다탁이 치워지고 ‘후톤(布團)’이라 불리는 이부자리가 깔린다. 카이세키 요리로 입을 즐겁게, 노천탕으로 몸을 가뿐하게 했다면 이제 깃털처럼 폭삭한 후톤 위에 마음을 누일 일만 남았다. 료칸에서의 하룻밤은 매 순간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피로를 풀고 활력을 되찾는 여행. 료칸만 한 곳이 또 있을까.
료칸을 즐기는 樂 -오카미 상
료칸을 선택할 때는 제일 먼저 ‘오카미 상’이라 불리는 료칸의 안주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오카미 상은 손님 접대에서 직원 교육까지 료칸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호텔로 치면 총지배인 격. 오카미 상의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음식, 직원 예절, 하다못해 목욕탕의 비품 하나까지도 달라지곤 하는 까닭에 료칸에서 오카미 상은 상징적이고도 절대적인 존재다. 대부분 며느리나 딸이 대를 물려 오카미 상의 자리를 이어간다. ‘나카이 상’이라 불리는 료칸의 종업원, ‘후로반’으로 통하는 온천수 관리담당자도 료칸여행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온천의 모습
Ryokan in Japan
 
크기와 규모, 역사와 내력, 특징이 제각각인 일본의 전통 료칸과 온천들은 곳곳에 자리한다. 대표적인 몇개의 료칸들을 살벼보자.
유후인 호테이
유후인은 벳부와 더불어 오이타 현을 대표하는 2대 온천 가운데 하나. 호테이야는 유후인에 자리 잡은 대규모 료칸으로 객실마다 구성과 인테리어가 달라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다. 전통 일본의 분위기를 살린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이루는데, 개인용 노천탕이 딸린 객실이 특히 인기 좋다. 체크인 시간에 맞춰 온천계란과 고구마를 ‘웰컴 푸드’로 내놓고 있으며, 저녁에는 화로에 떡을 구워주기도 하고 정통 일본 소주를 맛볼 수도 있다.
호테이야 내부 객실
시모다 야마토칸
이즈 바다를 향하는 일몰을 품에 안으며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료칸. 코발트블루 빛깔의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과 맞닿은 테라스가 특징이다. 싱싱한 해산물 요리도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바다를 향한 온천
노보리베츠 다키모토관
북해도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노보리베츠에 자리 잡은 다키모토관은 소박하고 깔끔한 특징이다. 유황천이 끓어오르는 지옥계곡 가운데 위치해 제대로 온천 분위기가 난다.
온천의 조경
우레시노 와타야벳소
사가현 3만 평의 넓은 부지 사이로 우레시노 강이 유유히 지난다. 서로 다른 분위기로 꾸며진 다섯 개의 숙박 전용 건물 외에도 족탕을 즐길 수 있는 아시유주점 등 다양한 시설이 완비돼 있다.
와타야벳소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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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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