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자유여행을 꿈꿨다. 노천카페에 앉아서 마시는 그윽한 커피 한 잔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그런 꿈 말이다. 누구나 이런 상상을 하고 나도 물론 그랬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나의 자유허니문 계획은 어긋났고, 결국은 패키지로 결정하게 되었다. 푸켓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어느 리조트가 좋은지 추천해달라는 부탁에 담당자는 선뜻 ‘에바손’을 추천해 주었다. 이유인 즉, 여자들이 좋아하는 리조트란다. 도대체 어떤 리조트길래....
  1. 웰빙의 진수, 허니문 스파

피곤하지만 첫 느낌은 여성스러움
비행기로 6시간을 날아서 푸켓 도착, 연이어 버스로 40분. 아무리 새 신부라도 밤 새 씻지 못한 꾀죄죄한 얼굴, 거무튀튀하게 번진 마스카라, 부스스한 신부 올림머리. 이쯤이면 피곤이 눈에 보인다. 너무 먼 리조트를 선택한 게 아닌가 하며 도착 하자마자 씻고 자야지 하고 생각 할 때쯤 사진에서 본 그 독특한 원형 로비가 눈에 확 띄었다. 절로 탄성이 나온다.
“리조트 참 이쁘다! 오빠 어때? 이쁘지? 괜찮지?”
로비만 보고도, 느낌을 알 수 있다고 신랑이 참 이쁘단다. 그리고 잘 골랐단다. 그제서야 왜 에바손을 추천해 주었는지 이해가 갔다. 신부들이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다.
에바손 리조트에서 푹 쉬며 놀기
리조트 내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부대시설을 즐겼다. 사진에서 본 인피너티 풀장과 본 섬을 구경하려 오전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바다와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인피너티 풀은 생각보다는 작았지만 외국인이 많고, 외곽을 따라 둘러져 있는 비치 테이블은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본 섬은 크고, 조용하다. 우리가 간 오후 2시쯤엔 사람들이 적어 여유로웠다. 해변가로 죽 이어져 있는 비치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보거나 음료수를 마신다. 신랑과 나는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해서인지 이런 본 섬이 맘에 꼭 들었다. 해변가에서 ‘나 잡아봐라’ 하면서 술래잡기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다.
신나는 피피섬과 팡아만 관광
푸켓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피피섬은 매우 활기가 넘치고 분주하다. 물 또한 깨끗해 스노클링 하면서 발 아래로 보이는 산호들이 환상이다. 물을 좀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스노클링이 부담스럽긴 해도 바다 속 천국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론 이건 선택사항이었지만 피피섬에 와서 바다 한번 못 보고 어찌 그냥 간단 말인가. 중국의 계림과 비슷하다 한 팡아만은 크고 작은 600여 개의 산호섬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주변에는 맹글로브 나무가 자란다. 씨 카누 탄 신랑이 정글탐험 하는 느낌이 난다고 좋아라 한다. 너무 유명한 제임스 본드 섬은 사진에서 보던 모습과 똑같다. 가이드가 잠깐 제임스 본드에 관한 설명을 늘어 놓는다.
“하도 오래 돼서 조금씩 붕괴되고 있는데요, 태국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돌 하나하나를 떨어지지 않게 붙였답니다. 과연 뭘로 붙였을까요?” 다소 황당한 질문에 진지하게 무엇으로 붙였냐고 물으니 그 가이드가 슬그머니 웃으며,
“제임스 본드”
푸켓도 식후경, 독특한 태국 음식의 향기에 취하다
다른 나라 음식에 대해 특별히 거부감이 없는 나는 어딜 가든 항상 밥은 잘 먹고 다니는데 이번도 그랬다. 쳐다보든 말든 뷔페 식당에서 2~3접시는 기본이요, 쌀 국수 2그릇은 항상 비웠다. 에바손에는 식당이 2곳 인데 조, 석식은 메인 식당에서, 중식은 모래가 슬쩍슬쩍 밟히는 식당에서 한다. 두 군데 모두 바다가 훤히 보이는 탁 트인 전경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서 마치 무릉도원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신랑과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식사는 단연 석식! 여러 가지 해산물, 일식, 양식 게다가 쌀 국수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사용자의 조언, 에바손 Tips
객실 문에는 사람 형상 그림이 2개 붙어있는데 눈을 감은 형상은 ‘취침 중이므로 침실을 청소하지 마시오‘ 라는 뜻이란다. 예전 어떤 한국인이 투숙 내내 이 표시를 바꾸지 않아 한 번도 청소를 안 했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그래서 항상 신경 써서 그 그림을 움직여 놓곤 했다. 옷장 안에는 짚으로 만든 가방 하나가 있는데 용도는 비치 가방이다. 가볍게 어깨에 맬 수 있고 물론 이쁘기도 해 마지막까지 가져갈까 말까 양심과 사투를 벌인 가방이다. 에바손은 규모가 커 객실에서 식당, 풀장으로 이동할 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데, 거의 놀이공원의 바이킹 수준으로 스릴이 있다. 물론 산책을 하듯 걸어도 객실에서 식당까지 15분 정도다.
에바손에서 3박 5일을 보내고 나니 이런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선, 이곳 저곳 다니기 싫어하며 한 곳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싶은 여행객,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신혼여행객에게 적극 권한다.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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