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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3 전통과 품위가 만든 도시, 하이델베르그(Heidelberg)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가량 기차를 타면 하이델베르그에 닿는다. 하이델베르그의 거리를 걷다 보면 수없이 부딪히는 어깨, 그로 인한 낯선 얼굴과의 겸연쩍은 미소, 빈자리 하나 없이 광장을 가득 메운 테이블에서 여행지 하이델베르그의 인기를 실감한다. 이곳을 일컬어 대학의 낭만이 살아있다고 했던가…

여행지로만 알고 있던 하이델베르그는 교육의 도시다. 1300년대 후반,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그 대학이 설립되었고, 이 대학 출신자 7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한 나라에서도 나오지 못한 숫자가 한 곳의 대학에서 나왔다고 하니 단순한 여행지만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거리를 걷다 보면 여행객들이 만들어내는 활기와 들뜬 분위기로 과연 이곳에서 공부가 될까 싶기도 하다.
  1. 하이델베르그의 주인, 하이델베르그 성(Schloss Heidelberg)
  2. 중앙 역을 나서는 순간 조금은 당황스럽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대학의 낭만을 찾고 중세의 성을 만난단 말인가. 하지만 성이 있는 곳은 역의 반대편 끝,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맨 끝으로 가면 쌩쌩 달리는 기차가 아닌 느릿느릿 성을 오르고, 거리를 걷는 여행자들을 만나게 된다.
    하이델베르그 성에 오르는 길은 두 가지, 조금 가파른 길을 걷거나, 케이블카를 타면된다. 최종 목적지가 하이델베르그 성이라면 걸어 오르는 것도 힘들지 않다. 그리 가파른 길도 아니고 걸어서 5~10분이면 입구에 도착한다. 오르는 길 사이사이 뒤로, 그리고 옆으로 마을과 마을을 지나는 네카강이 보이니 걸어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다. 점점 붉은 성이 가까워진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성은 무너진 듯 보였는데, 화려한 조각과 섬세함이 살아 있는 건물들이 눈에 띈다. 성 안으로 들어가기 전 제일 먼저 하게 되는 일은 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 멀리 산과 강, 강에 놓인 다리, 빼곡한 빨간 지붕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덕을 오르느라 가빠진 숨을 고르고 땀은 식히며 잠시 휴식을 갖는다. 넓은 테라스에서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1. 전설과 이야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빛의 성
  2. 아래에서 올려다 본 하이델베르그 성은 붉은 빛이 진하고 강렬하지만 거의 다 무너지고 폐허가 된 듯한 분위기였다. 과연 저 곳이 그 하이델베르그 성이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하이델베르그 성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거나, 화려한 궁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0년 전쟁과 나폴레옹의 침략 등으로 여기저기 무너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함 대신 세월과 역사의 사건들로 무너져버린 또 다른 역사를 볼 수 있다.
    성의 가장 중심에는 작은 광장이 있고 사방으로 건물이 둘러서 있다. 화창한 햇살 아래 두 채의 건물이 가장 눈에 띈다. 하나는 중세의 인물로 보이는 듯한 조각상이 건물 사이 사이에 자리잡은 화려하고 정교한 프리드리히 궁이고, 그 옆으로 네모난 창으로 파란 하늘이 선명하게 보이는 오토하인리히 궁이다. 프리드리히 궁 외벽에 있는 인물은 16세기 당시 신성로마 제국의 제후들인데, 이름이 같이 새겨져 있다. 이 건물의 아래에 거대한 포도주 통이 있다. 프리드리히 궁의 지하로 가면 두 개의 술통이 있는데 더 안쪽에 있는 큰 술통은 2층 높이의 건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크기다. 그래서 술통 옆의 계단을 올라 술통 위로 올라갈 수 있고 뒤로 한 바퀴 돌아서 나올 수 있다. 술통의 용량은 약 22만 리터로 상상하기도 힘든 크기, 아래로 내려오면 술통을 마주보는 병사 모양의 인형이 있는데 술통을 지키던 병사를 형상화 해 놓은 것이다. 당시에는 포도주가 세금이었다고 하니 지키고 거두어 들여야 할 병사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옆으로 보이는 오토하인리히 궁의 외부 벽은 신화 속의 인물이 장식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의약 박물관이 있다.
    성에는 거대한 술통을 비롯해 불가사의 하다고 전해지는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엘리자베스 문이다. 프리드리히 5세가 자신의 아내였던 영국에서 온 엘리자베스의 생일 선물로 만든 것으로 불가사의 하다고 하는 이유는 하룻밤 만에 만들어졌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성 중앙의 광장을 벗어나면 전쟁으로 무너진 성의 흔적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정원 쪽으로 돌아가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참히 무너진 화약탑인데, 일그러진 건물의 잔해가 포탄을 맞을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듯하다. 성 내의 정원은 한적하게 산책하기에 좋고, 성 어디에서나 하이델베르그 시내를 조망하기에 좋다.
  1. ▲ 하이델베르그 성
  1. ▲ 내부의 거대한 술통
  1. ▲ 도시가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
  1. ▲ 구시가의 광장
  1. ▲ 쇼핑가
  1. ▲ 상점과 레스토랑, 바가 이어진다
  1. ▲ 하이델베르그 대학 근처
  1. ▲ 칼데오도르 다리와 네카강
  1. 비스마르크 광장(Bismarck Platz)에서 하이델베르그 걷기
  2. 비스마르크 광장은 하이델베르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트램이나 버스를 갈아타는 곳이 되기도 하고, 구시가 보행자를 위한 하우프트 거리(Haupt Strasse)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구시가 거리의 양쪽 건물은 지금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념품 점으로 음식점으로, 맥주집으로… 하이델베르그가 다른 도시의 구시가와 다른 것이 있다면 패션 용품점이 많다는 것이다. 캐주얼한 의상과 소품, 액세서리와 장신구를 파는 곳이 많은 것을 보니 이곳이 대학가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시간이 지나 한낮이 될수록 거리는 인파로 가득해 진다. 마치 줄을 서서 걷듯 구시가를 걷다 보니 한 켠으로 작은 광장이 나타나고 그 중심엔 작은 사자 분수대가 서 있다. 건물 사이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곳은 구 대학이다.
    가던 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웅장한 교회가 나타나고 그 교회 뒤의 광장으로는 테이블을 빼곡히 채운 여행객들이다. 광장의 중심엔 붉은 헤라클레스 동상의 분수대가 자리하고, 테이블의 좌석은 빌 새 없이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 웅장한 교회는 성령교회, 프리드리히 가문의 가족 무덤으로 사용되었으며, 독특하게도 교회 기둥 사이에 작은 기념품 점이 자리하고 있다. 시청사가 있는 이 시장 광장이 하우프트 거리의 하이라이트인 듯 사람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른다. 하이델베르그 성 쪽으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한적한 작은 광장이 나오는데 이곳은 코온마악트로 뒤로 붉은 하이델베르그 성을 배경으로 갖고 있다. 코온마악트란 곡물시장이란 뜻으로 광장의 한가운데에는 마돈나 상이 분수대로 만들어져 있다.
  1. 네카강을 건너다
  2. 도시는 강과 함께 한다. 강이 없는 도시는 메마르고, 도시가 없는 강은 어쩐지 황량하다. 하이델베르그를 흐르는 네카(Neckar)강은 구시가와 신시가의 경계가 되면서 도시의 풍경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성령교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나오면 두 개의 흰 기둥이 있는 칼 데오도르(Karl Theodor) 다리다. 하이델베르그 다리 중 아마도 가장 많은 보행자를 갖고 있을 보행자 전용이다. 다리에는 난간에 기대 성을 바라보는 사람, 거리 예술가의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넓지 않은 다리는 언제나 만원이다. 다리를 건너면 강변을 걸을 수 있어 산책로로 이용된다. 다리 혹은 강변에서 바라보는 하이델베르그 성의 모습은 기념품 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엽서의 한 장면이다.

출처 : 자격있는 여행전문가 - 모두투어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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